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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정치인들이여, 소통은 기회다

불편할 수 있는 질문에 오히려 자신감을 보이는 정치인은 준비된 정치인이다. 지난달 캐런 배스 LA시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미리 보냈던 9가지 질문에는 없었던 내용을 대뜸 물었다. 질문에 앞서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그는 “시정에 관해 시장이 ‘불편하게 생각할 질문’은 없다”며 답변을 내놓았다. 답변 내용의 평가와는 별개로 자신감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야전에서 성장한 정치인이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되지 않은 정치인은 자신의 철학과 아젠다를 기자에게 주입하려 하기 쉽다. 지역구가 LA한인타운을 포함하고 있는 미겔 산티아고 주 하원의원은 소통 능력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한인 사회의 아젠다와 고민을 잘 이해하지 못했으며 어떤 질문이든 답변의 끝은 항상 자신의 정책과 선거로 회귀했다. 그의 가치관과 별개로 그의 답변은 밀린 숙제하듯이 단어와 문장이 쉽게 반복됐다.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된 그의 간절했던 정치 역정도 한몫한 것일까.   섀런 쿼크-실바 주 하원의원은 교사 출신이라 그런지 설명이 구체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오히려 무작위 주제와 아이디어에 더 열정을 보이는 스타일이어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다. 굳이 조용한 실내를 두고 야외에서의 인터뷰를 고집한 것도 독특한 제스처다. 그는 억지로 세련된 표현을 동원하지 않았으며, 기준은 항상 소수계 저소득층이었다. 그에게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는 포인트다.     소통 자체에 소극적인 경우도 있다.  영 김 연방하원의원은 선거가 끝나면 좀처럼 언론이 만나기 힘든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의정활동에 바빠서”라는 보좌진과 주변의 설명이 있지만 지난해 당선 이후 어느 매체에서도 긴 호흡의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없다. 김 의원은 최근 한 유튜버와 영상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치적을 길게 설명했다. 맞다. 정치인도 자신의 철학에 따라 편안한 매체를 찾고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정치도 비즈니스라 자신에게 손해가 된다고 믿는 시간과 장소는 피하고 싶을 수 있다. 정치인들의 일반적인 생리다. 하지만 김 의원은 재선 연방 하원의원답게 그것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소통 방식인지 곱씹어봐야 한다. 좀 더 소통에 담대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존 이 LA 시의원은 보좌관을 활용하는 ‘대변인 스타일’이 특징이다. 특히 한인 언론들에 더욱 그런 듯하다. 매 사안에 대해 보좌관이 기자의 질문을 접수한 뒤 코멘트가 돌아오고 끝난다. 추가 질문과 답이 오가는 소통과 토론이 힘들다. 물론 언어 장벽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영어가 한국어로 바뀌면서 누락되는 의미들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볼 만 하다.     인터뷰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만 채워지지는 않는다. 단어 선택과 표정, 목소리 톤도 신뢰도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 이 시의원이 기자들과 오가는 소통을 꼭 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인 유권자들도 하고 있지 않을까.   정치인이 누군가와의 대화를 원치 않는다는 것은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하물며 메가폰 역할을 하는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는 더 그럴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더 듣고 싶다. 더 따지고 싶고 캐묻고 싶어한다. 지적하고 싶은 것도 많다. 정치인들이 이런 바람을 셈법으로만 접근한다면 유권자들은 실망할 것이다.     최근 불거진 음주운전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데이브 민 주 상원의원도 침묵보다는 먼저 나서서 설명하고 극복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제안해 본다.   최인성 / 사회부 부국장중앙칼럼 정치인 소통 능력 소통 자체 인터뷰 기사

2023-05-21

[이 아침에] ‘신언서판’

아마 40세 이하의 한인 중에는 ‘신언서판 (身言書判)’ 이라는 한자 표현을 들어본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오래된 한자 표현을 가르쳐 주려는 사람도 드물고, 설령 설명해 주려고 해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일 것이다.     ‘신언서판’은 옛날 중국에서 관리 임용 기준으로 삼았던 4가지 덕목을 말한다. 첫 번째인 ‘신’은 단정한 외모이고, 두 번째 ‘언’은 소통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 ‘서’는 글공부와 지식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고, 네 번째 ‘판’은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 덕목들은 2023년, 현재도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그렇다면 실제로 ‘신언서판’을 갖춘 사람들이 모두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를 살펴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대답은 간단치 않을 것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적인 삶’ 인가의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성공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참고로 해 보면 이 4가지 조건이 신빙성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는가 판단해 볼 수 있다.     현재의 대통령부터 정치와 경제, 교육계 지도자들이 과연 단정한 외모에 언변도 출중하고, 학식이 깊고,  판단력을 갖춘 존경할만한 인물들인가를 평가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판’은 직접 눈에 보이지 않는 자격이기 때문에 쉽게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들 4가지 덕목 중에서 과연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가를  꼽으라면, 사람마다 답이 다를 것이다. 신, 언, 서 모두 중요하지만, 세상 살아가는 데에는 이 3가지 덕목들보다, ‘판’ 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판단하는 능력은  선천적 능력에 더해 후천적인 훈련과 경력을 통해 배우고 향상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이 벌써 시작됐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도 있고, 앞으로도 여러 명이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은 여러 후보의 ‘신언서판’ 점수를 평가한 후 후보를 선택하면 어떨까?  물론 ‘신언서판’의 조건 중에서 어떤 것을 가장 중시하느냐는 미리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는 후보들의 ‘신, 언, 서’ 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고 알아볼 수 있는 조건들이다.  반면에 그보다도 더 중요한 ‘판’은 겉으로 쉽게 알아보기도, 측정하기도 쉽지 않은 능력이다. 단정한 외모에 유창한 언변, 명문대 졸업이라는 조건을 갖춘 후보자들은 많다. 그렇지만 어떤 정책이 국민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지,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어떤 정책이 유효한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지도자는 국민의 신임을 받고, 성공한 지도자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1년 후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서 ‘신, 언, 서’ 보다  ‘판’ 이  결정의 요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순진 / 교육학 박사이 아침에 신언서판 소통 능력 선천적 능력 대통령 선거운동

2023-04-19

[이 아침에] ‘신언서판’

아마 40세 이하의 한인 중에는 ‘신언서판 (身言書判)’ 이라는 한자 표현을 들어본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오래된 한자 표현을 가르쳐 주려는 사람도 드물고, 설령 설명해 주려고 해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일 것이다.     ‘신언서판’은 옛날 중국에서 관리 임용 기준으로 삼았던 4가지 덕목을 말한다. 첫 번째인 ‘신’은 단정한 외모이고, 두 번째 ‘언’은 소통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 ‘서’는 글공부와 지식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고, 네 번째 ‘판’은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 덕목들은 2023년, 현재도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그렇다면 실제로 ‘신언서판’을 갖춘 사람들이 모두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를 살펴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대답은 간단치 않을 것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적인 삶’ 인가의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성공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참고로 해 보면 이 4가지 조건이 신빙성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는가 판단해 볼 수 있다.     현재의 대통령부터 정치와 경제, 교육계 지도자들이 과연 단정한 외모에 언변도 출중하고, 학식이 깊고,  판단력을 갖춘 존경할만한 인물들인가를 평가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판’은 직접 눈에 보이지 않는 자격이기 때문에 쉽게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들 4가지 덕목 중에서 과연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가를  꼽으라면, 사람마다 답이 다를 것이다. 신, 언, 서 모두 중요하지만, 세상 살아가는 데에는 이 3가지 덕목들보다, ‘판’ 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판단하는 능력은  선천적 능력에 더해 후천적인 훈련과 경력을 통해 배우고 향상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이 벌써 시작됐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도 있고, 앞으로도 여러 명이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은 여러 후보의 ‘신언서판’ 점수를 평가한 후 후보를 선택하면 어떨까?  물론 ‘신언서판’의 조건 중에서 어떤 것을 가장 중시하느냐는 미리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는 후보들의 ‘신, 언, 서’ 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고 알아볼 수 있는 조건들이다.  반면에 그보다도 더 중요한 ‘판’은 겉으로 쉽게 알아보기도, 측정하기도 쉽지 않은 능력이다. 단정한 외모에 유창한 언변, 명문대 졸업이라는 조건을 갖춘 후보자들은 많다. 그렇지만 어떤 정책이 국민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지,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어떤 정책이 유효한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지도자는 국민의 신임을 받고, 성공한 지도자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1년 후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서 ‘신, 언,서’ 보다  ‘판’ 이  결정의 요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순진 / 교육학 박사이 아침에 신언서판 소통 능력 선천적 능력 대통령 선거운동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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